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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몰입의 발견: 개인의 성장

현우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는 자신이 점점 소진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다. 더 많은 시간을 일에 쏟아부었지만 성과는 미미했고, 그는 스스로를 탓하며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가한 워크숍에서 한 연사가 말했다.
“당신이 진정 몰입한 상태에서는 시간과 노력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몰입할 수 있는지 스스로 깨닫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현우는 자신이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며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알림, 끊임없는 이메일, 그리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는 습관이 몰입을 방해하는 주범이었다.

현우는 결심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자. 그리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기자.”

그는 업무 환경을 정리하고, 하루를 명확히 분리된 시간대로 나눴다.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고, 가장 중요한 일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몰입 상태에 빠지자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해냈고,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현우는 몰입을 통해 점차 대체할 수 없는 인재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그는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를 독창적으로 접근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린치핀이 되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제품 전략이 정체되었을 때, 그는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기획안을 제안했다. 이 기획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그는 회사 내에서 핵심 인재로 인정받게 되었다.


2. 원칙의 힘: 조직의 성장

몇 년 후,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은 현우는 팀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조직 관리의 현실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다. 팀원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번번이 지연되었다.

그는 문제의 원인을 고민하던 중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
‘개인으로서 몰입했을 때처럼, 조직도 체계적인 원칙 아래 몰입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현우는 팀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
“우리가 갈등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팀원들은 솔직히 말했다.
“감정적인 갈등보다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각자 다른 판단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현우는 팀원들과 함께 팀의 핵심 원칙을 세우기로 했다.

- 모든 결정은 데이터에 기반한다.

- 피드백은 솔직하고 투명하게 주고받는다.

- 실수는 문제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처음엔 불편해하던 팀원들도 점차 이 원칙에 익숙해졌다. 의사결정 과정이 간소화되고, 불필요한 논쟁이 줄어들었다. 팀원들은 각자의 역할에 몰입하며 팀 전체의 성과를 끌어올렸다.


3. 위대한 조직으로: 경영자의 성장

현우는 팀장으로서 성공을 거두고, 마침내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그러나 회사의 성장 속도는 한계에 부딪혔다. 경쟁사들은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조직 문화가 정체되어 있었다.

현우는 고민 끝에, 자신이 읽었던 책과 경험들을 떠올렸다.
‘위대한 조직은 개인과 팀의 성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전체가 하나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는 회사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짐 콜린스의 조언처럼, “버스를 정리” 하기로 했다. 올바른 사람을 올바른 자리에 배치하고, 잘 맞지 않는 사람에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그는 팀원들에게 말했다.
“우리 회사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는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는, 위대한 조직이 될 것입니다.”

그는 개인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마케팅 팀에서는 창의성이 뛰어난 팀원이 새로운 캠페인을 기획하도록 했고, 개발 팀에서는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팀원이 제품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도록 맡겼다.

무엇보다 그는 세스 고딘의 린치핀 개념을 강조했다.
“여러분은 단순히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역할에서 독창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위대함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회사는 점차 단순히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변모해갔다. 조직은 하나의 목표 아래 결속되었고, 개인의 창의성과 몰입이 조직 전체의 성과로 이어졌다.


에필로그: 인터뷰

기자는 성공적인 리더십의 대명사가 된 강현우를 만나기 위해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넓고 정돈된 공간 속에서 그는 편안한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강 대표님, 성공적인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이끌어내신 과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현우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몰입의 중요성을 알게 되기 전, 스스로가 무기력하다고 느꼈던 시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하지만 몰입을 통해 작은 변화들을 이루기 시작하면서 제 자신을 믿게 되었죠. 조직 차원에서는 팀원들이 새로운 원칙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어요. 갈등과 저항이 있었지만, 끝까지 투명하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했을 때 팀원들이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위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철학은 무엇인가요?”

“‘성장은 몰입과 원칙, 그리고 독창성에서 시작된다’는 철학입니다. 몰입은 개인의 성과를, 원칙은 조직의 안정성을, 그리고 린치핀 정신은 위대한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개인과 조직 모두가 진정한 위대함에 도달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지금의 대표님을 만들어낸 스스로의 노력에 대해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현우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제 이야기가 특별하진 않습니다. 누구나 몰입할 수 있고, 원칙을 세울 수 있으며, 자신의 자리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스스로 발견하고 끊임없이 실행하는 게 중요할 뿐입니다.”

기자는 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뷰를 마친 후, 기자는 깨달았다. 성공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작은 순간의 몰입과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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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는 은퇴 후에도 바빴다. 그는 자신이 세운 IT 기업을 세계적인 성공으로 이끌고 60대에 은퇴했지만, 그 이후로도 많은 이들이 그의 강연을 듣고 싶어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청중은 그의 성공 비결을 듣기 위해 강연장을 가득 메웠고, 태우는 천천히 연단 위로 걸어나갔다.

“오늘은 제가 어떻게 성공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그가 첫 마디를 꺼냈다. “대신 제가 어떤 실패를 겪었고, 그 실패에서 무엇을 배워 원칙을 세웠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결국 저의 성공은 이 원칙들 덕분이었으니까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이내 30대 초반의 자신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젊었을 때 첫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기술만 있으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죠. 그래서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렸습니다. ‘리더는 모든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직원들이 제 의견에 반대하면 화를 내며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죠. 우리가 출시한 제품은 시장에서 외면받았고, 회사는 결국 파산했습니다. 팀원들은 저를 떠나갔고요.”

그는 고개를 들어 청중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리더는 혼자 답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팀과 함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요. 그래서 제가 세운 첫 번째 원칙은 바로 ‘팀과 함께 결정하라’였습니다. 이것은 제가 이후 이끌었던 모든 프로젝트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그는 잠시 웃어 보였다. “하지만 배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실패는 늘 또 다른 실패를 준비하죠.”

그는 이어 40대 초반, 두 번째 창업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에는 첫 실패를 교훈 삼아 모든 결정을 보수적으로 내렸다. 실패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고, 기존의 성공적인 방식을 고수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정체였다. 회사는 성장하지 못했고, 시장의 변화에 뒤처졌다.

“그때 제가 깨달은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실패를 피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실패였죠. 그래서 두 번째 원칙을 세웠습니다. ‘실패를 교훈의 기회로 삼아라.’ 실패는 피할 것이 아니라 배우는 도구입니다. 그 이후로 저는 실패를 대하는 태도를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강연장은 조용했다. 청중은 그의 이야기에 몰입한 듯 보였다. 태우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이어 갔다.

“50대 초반, 세 번째 회사를 창업했을 때 저는 그동안 배운 교훈들을 바탕으로 원칙을 정립했습니다. 제가 내린 모든 결정은 그 원칙들에 따라 이루어졌죠. 예를 들어, ‘모든 결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의견 차이는 갈등이 아니라 성장의 기회다’, ‘팀원들과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한다’ 같은 것들입니다.”

그는 한 번 크게 숨을 들이쉬며 말을 이어갔다. “이 원칙들은 저를 혼란 속에서 구해주었습니다. 어느 날, 큰 프로젝트 회의에서 팀원들이 치열하게 대립하며 시간을 허비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과거의 저였다면 화를 내며 제 의견대로 결론을 내려버렸겠지만, 이번에는 기다렸습니다. 팀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낼 시간을 주었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나은 해법을 찾아냈고, 팀원들도 스스로를 더 믿게 되었죠.”

그는 미소를 지었다. “원칙은 이렇게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순간의 감정이나 직관에 휘둘리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돕죠.”

태우는 강연을 마치며 청중에게 당부했다. “여러분, 성공은 우연히 찾아오지 않습니다. 성공은 여러분이 정립한 원칙과 그것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더 기억하세요. 원칙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시행착오와 실패를 통해 계속 다듬어져야 합니다.”

강연이 끝난 후, 한 청년이 그에게 다가왔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원칙을 세우셨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태우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했다. “제일 어려웠던 건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거였어요. 원칙이란 결국 내가 부족하다는 걸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하거든요.”

청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저도 저만의 원칙을 세워 보겠습니다.”
태우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은퇴 후에 이루고 싶었던 진정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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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왕은 인접국과의 회담에서 거만하게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며 상대국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화를 이끌어갔다. 회담은 결국 기대와는 다르게 끝났고, 외교 관계에 미묘한 불화가 생겼다. 그러나 왕은 이를 전혀 문제로 여기지 않고 있었다. 이를 염려한 신하 세로는 왕에게 조언하기로 결심했다.

세로는 왕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폐하, 이번 외교에서 인접국이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사옵니다. 폐하의 고귀한 지혜를 따르는 데는 부족함이 없으나, 조금 더 부드럽게 그들의 자존심을 배려했더라면 관계가 더 유연해졌을지 모르옵니다."

왕은 세로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을 찌푸렸다. "감히 나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드는 것이냐, 세로? 내 지혜를 네가 무엇이라도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냐?"

세로는 당황하며 잠시 말을 멈췄다. 자신의 진심 어린 조언이 오히려 왕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 이후 세로는 조언을 조심스러워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고, 그는 밤마다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왕께서 나의 충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실까?'

며칠간 생각을 거듭한 세로는, 왕의 강점과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인정하고 나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판단했다.


다시 왕을 알현한 세로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폐하, 제 작은 목소리를 들어주심에 감사하옵니다. 폐하께서는 학문과 예술, 지혜와 재능 면에서 모든 백성의 본보기가 되시옵니다. 저와 같은 미천한 자는 폐하의 앞에서 감히 지식을 논할 수도 없사옵니다."

왕은 미소를 지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너도 나의 가치를 아는구나. 그게 옳다, 세로."

세로는 계속해서 왕을 칭찬한 뒤,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저같이 무지한 자가 감히 말씀드리긴 송구하오나, 작은 외교 경험 하나만은 제게 허락된 미약한 재주인 듯하옵니다. 폐하께서 인접국의 감정을 조금 더 배려하신다면, 폐하의 지혜가 더욱 빛날 수 있을 것이라 믿사옵니다."

왕은 세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들이 내 지혜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고… 내가 그들을 다독이지 않은 탓이라는 말이냐?"

세로는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폐하의 지혜는 누구나 감탄할 만하지만, 사람들이 감정적으로도 다가올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다면 폐하를 더욱 따를 것입니다."

왕은 잠시 깊이 생각하더니 이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보아하니 그들이 나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 다독임을 원했던 것이로구나. 네 말이 일리가 있다."


그날 이후 왕은 세로의 조언을 따랐고, 외교 문제를 보다 섬세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왕국의 외교 관계는 점점 더 안정되었으며, 왕은 세로의 충언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었다.

얼마 후, 왕은 모든 신하 앞에서 선포했다. "내가 믿는 세로를 험담하거나 그를 무시하려는 자는 처벌받을 것이다. 그는 나의 충직한 조언자이니라!"

그 말을 들은 신하들은 세로에게 감탄과 존경의 눈빛을 보내며 그의 지혜를 다시금 인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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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은 고집이 셌다.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주저 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스로를 ‘논리의 전사’라 여겼고, 언제나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었다. 회사 회의에서도 늘 자신이 내놓는 의견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했기에, 다른 의견이 나오면 주저 없이 논쟁을 벌였다.

이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효율'을 강조하며 비용 절감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주장했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논리적으로 설득하려 애썼다. 하지만 회의 결과, 그의 제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대신 동료 선우의 ‘안정성’ 중심의 접근이 결정되었다. 우진의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자신이 제시한 방안이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확신했는데도 팀의 최종 결정에서 밀려난 것이었다.

결국 회의가 끝나자 우진은 분통을 터뜨리며 사무실 밖으로 나섰다. 도무지 이대로는 참을 수 없었다.

그날 저녁, 선우가 우진에게 다가왔다. "오늘 저녁에 술 한잔할래?"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분이 풀리지 않은 우진은 처음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선우와의 대화로 자신의 답답함을 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작은 포장마차에 자리를 잡고 술잔을 몇 번 주고받은 후, 우진은 참다못해 선우에게 물었다. “선우, 솔직히 말해봐. 왜 네 의견은 그렇게 쉽게 받아들여지고, 내 의견은 자꾸 묵살당하는 걸까?”

선우는 우진의 질문에 잠시 술잔을 내려놓고, 우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 꼭 내 의견이 옳아서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냥, 난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접근하려고 할 뿐이야. 꼭 내 의견이 다 맞다고 고집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보고, 거기서 내 생각을 조정해보는 거지.”

우진은 얼굴을 찌푸리며 반박했다. “그럼 네 생각을 버리고 타협만 한다는 거잖아? 난 그게 못 참겠어. 내 신념이 옳다면 끝까지 주장해야지, 그걸 포기하는 건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해.”

선우는 조용히 웃으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우진, 이건 내 생각인데… 가끔은 내가 완전히 옳을 필요가 없을 때도 있어. 오히려 상대가 내 생각을 받아들이고 함께 협력하려는 여지를 주면, 결과적으로 내가 얻고자 하는 실리도 얻을 수 있는 것 같더라고. 한 번 생각해봐, 상대방이 나를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우진은 고개를 갸웃하며 선우의 말을 되새겼다. 그에게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논리적으로 이길 수 있는데, 왜 타협을 택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술잔을 기울이며 선우의 태도 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여유와 안정감을 부러워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밤이 깊어가며 우진은 내내 자신의 생각을 곱씹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신념을 쉽게 꺾을 마음은 없었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실리와 신념, 그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삶에서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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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항상 실수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살아왔다. 초중고 시절 내내 반장과 회장을 도맡으며 성적 우수자로서 선생님과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입사한 대기업에서도 철저한 계획과 성실함으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녀의 완벽주의는 승진으로 이어졌고, 회사 내에서도 누구보다 빠르게 인정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자신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문제들이 점점 더 많이 찾아왔다.

결정적인 위기는 해외 파트너와의 중요한 협상 자리에서 발생했다. 이 프로젝트는 회사의 핵심 사업과 직결된 큰 계약으로, 성공 여부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었다. 수지는 완벽한 스크립트를 준비해 자신만만하게 발표를 시작했다. 하지만 협상 도중 파트너 측에서 갑작스럽게 예산 삭감과 일정 변경을 요청했고, 수지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맞춰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무리하게 기존의 계획을 고집하려 했다.

회의실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파트너 측은 불만을 표했고, 협상은 순식간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회사는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때, 선배인 정현이 나섰다. 그는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파트너와의 대화에서 핵심 쟁점을 파악해 협상의 방향을 재조정했다. 정현의 유연한 대처 덕분에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지만, 수지는 자신이 저지를 뻔한 실수의 심각성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

회의가 끝난 후, 수지는 죄책감에 휩싸여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때 정현이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수지, 실수할까 봐 너무 조심스러워하지 마. 실수를 피하려고만 하면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만들 수 있어. 중요한 건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거야. 완벽한 계획이라도 현실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거든.”

정현의 말은 수지의 마음에 깊이 박혔다. 그녀는 그동안 ‘실수하지 않는 것’이 곧 성공이라 믿으며, 철저한 준비와 완벽한 계획만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해 왔다. 그러나 오늘의 경험은 그녀에게 실수를 감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완벽주의는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었다.

며칠 후, 수지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도 해외 파트너와의 협상 자리였지만, 그녀는 이번에 다르게 준비했다. 완벽한 스크립트를 버리고, 핵심 키워드와 대안만 머릿속에 정리해 두었다.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대처해보자는 다짐과 함께 회의에 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날아들었을 때, 수지의 손은 잠시 떨렸고, 발음도 매끄럽지 않았다. 버벅거리며 단어를 몇 번이나 잘못 말했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자신의 의견을 진솔하게 피력하며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정현의 말처럼, 상황에 맞춰 자신을 열어두고 실수를 감수하는 태도를 배워가고 있었다.

회의가 끝난 후, 발표는 완벽하지 않았고 협상도 완전한 성공이라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팀원들은 그녀를 격려했다. “수지, 오늘 정말 많이 달라졌어. 상황에 잘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했어.” 정현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게 바로 진짜 실력이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게 성장의 과정이니까.”

수지는 그날 이후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실수를 받아들이는 용기를 배워갔다. 과거의 모범생 태도는 그녀를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었지만, 이제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더 큰 자신감을 얻고 있었다. 실수를 감수하는 용기야말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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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기준이라는 건 타고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요? 높은 기준이란 가르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그저 높은 기준이 적용되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아주 쉽게 습득합니다. 높은 기준이란 것엔 전염성이 있습니다. 기준이 높은 팀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면 그 사람은 높은 기준을 빨리 배우죠. 반대도 마찬가지라서, 낮은 기준이 지배적인 환경이라면 그것 역시 빠르게 확산됩니다.
 


높은 기준은 보편적인 것일까요, 아니면 분야별로 다른 것일까요? 높은 기준이란 것이 각 분야에 따라서 서로 다르고, 따라서 사람은 모든 관심 분야에서 제각기 다른 높은 기준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그래야만 겸손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일반적으로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이라 여길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준이 낮거나 아예 없는 분야, 분명히 세계적 수준의 기준과는 거리가 먼데 여러분 자신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수많은 분야들이 있을 수 있죠. 그 가능성에 대해 마음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정 분야에서 높은 기준을 달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첫째, 그 분야에서 좋아 보이는 건 어떤 것들인지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그런 결과를 달성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 즉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 일인지 그 범위를 현실적으로 예측해야 합니다.


당신 혹은 당신의 팀이 높은 기준을 갖고자 한다면, 그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어려움이 있을지에 대해 사전에 현실적으로 인지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높은 기준의 문화를 구축하는 것은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며 거기엔 많은 이점이 따릅니다. 가장 명백한 이점은 고객을 위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회사의 인력 채용 및 고용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사람들은 높은 기준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죠. 좀 더 미묘하게는, 기준이 높은 문화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모든 일의 보호막이 된다는 것입니다. 누구 하나 보는 이가 없을 때에도 이루어지는 종류의 일들 말이죠. 높은 기준의 문화에서는 그런 일을 잘하는 것 자체가 곧 보상이 됩니다.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진정한 프로가 되어갈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높은 기준은 일하는 것을 재미있게 만들어줍니다. 한 번 높은 기준을 맛보면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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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절대 일률적인 절차를 밟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되돌릴 수 있는 양방향 문들이고, 그런 결정들에는 가벼운 절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당신이 가졌으면 하는 정보가 약 70% 확보된 선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90%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면 대부분의 경우 뒤늦은 결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느 쪽이든 나쁜 결정을 빠르게 인식하고 고치는 데 능해야 합니다. 경로 수정에 능하다면 시행착오 비용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지만, 느린 수정에는 반드시 값비싼 대가가 따릅니다.
 
셋째, '의견은 다르지만 해보자'라는 말을 사용하십시오. 이 말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대와 의견일치가 이뤄지지 않지만 특정 방향에 대한 확신이 드는 상황이라면 '우리의 의견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나와 도박을 한번 해보지 않겠습니까?'라는 말이 도움이 되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확실한 답을 아는 이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긍정의 답을 빠르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팀의 의견은 나와 완전히 달랐고, 그 팀은 그 일을 밀어붙여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이렇게 회신했죠. '의견은 다르지만 해봅시다. 우리가 만든 작품들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리는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팀이 저를 완벽히 설득했어야만 했다면 의사결정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을까요?
 
이 사례에 무엇이 없고 무엇이 있는지에 주목해주십시오. 저는 '이 친구들이 틀렸어.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이들 의견은 따를 필요가 없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이 사례에는 진정한 의견 불일치, 솔직한 제 견해 표현, 팀이 제 견해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저의 빠르고 진심 어린 약속이 있었습니다.
 


넷째, 심각한 의견 불일치 상황이 발생하면 빨리 인지하고 해당 사안에 대한 결정을 즉각 상부에 맡기십시오. 여러 팀이 각기 다른 목표, 근본적으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상황은 종종 벌어집니다. 합이 맞지 않는 것이죠. 그로써 발생하는 의견 불일치 현상은 아무리 많은 논의와 회의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상부에 결정을 맡기지 않은 채 기본적인 분쟁 해결 방법에만 매달리면 서로 진만 빠질 뿐이고, 결국은 어느 쪽이든 체력이 더 강한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상황에 이르고 맙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말 진을 빼시는군요'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이런 결정 과정은 진행도 느리고 사람들의 활력도 빼앗죠. 그러니 그런 문제는 빨리 상부로 올려 보내십시오. 그 편이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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