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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에 대한 이상이 독재를 부른 순간

2030년, 기후 위기와 급격한 자동화로 인한 실업률 폭증은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시대를 만들었다. 네오리움 공화국은 그러한 혼란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국가로 평가받았다. 이곳의 국민들은 높은 도덕성과 정의감을 자랑했으며, "도덕적 민주주의"를 국가의 근간으로 삼았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정책보다 그들의 도덕성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정치적 토론의 핵심은 "옳고 그름"이었다. "도덕적 순수성 테스트"라는 절차를 통해 후보들은 자신의 윤리적 기준을 검증받았고, 이는 시민들 사이에서 필수적인 과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점차 다른 목소리를 억누르고, 도덕성을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1. 절망 속에서 싹튼 믿음
2030년 초, 네오리움은 경제 침체와 소수 집단 간의 갈등으로 혼란스러웠다. 대중은 "공동체 정신"과 "도덕적 연대"를 외쳤지만, 현실은 갈수록 분열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력감을 느꼈고,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신뢰를 잃어갔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다니엘 크로프트였다. 크로프트는 정치 신인이었지만, 뛰어난 연설가이자 도덕적 리더로 주목받았다. 그는 기존의 도덕적 민주주의를 강화할 것을 주장하며, "더 깨끗한 정치, 더 정의로운 사회"를 약속했다.

“우리는 서로를 비난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도덕적 기준을 강화하고, 모두가 하나의 이상을 따를 때, 네오리움은 진정한 이상 국가가 될 것입니다!”

그의 말은 절망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던 국민들에게 빛처럼 다가왔다. 사람들은 그를 “우리 시대의 도덕적 구원자”로 칭송하며, 그의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와 거리에서 반복했다.

2. 도덕적 열망이 극단으로
크로프트는 단순히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도덕적 순수성의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충분히 도덕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모든 시민이 공동체를 위해 더욱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따를 것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비판적 사고"와 "대안적 관점"을 불순물로 규정했다.
“혼란을 만드는 것은 무책임한 비판과 도덕적 타협입니다.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도덕적 중심을 가져야 합니다.”

국민들은 그의 말을 깊이 신뢰하며, 그를 강력히 지지했다. 크로프트의 정책은 도덕적 가치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통제했고, 그의 정치적 반대자들은 "도덕적 실패자"로 낙인찍혀 점차 사라졌다.

3. 민주주의의 자기 모순
2030년 12월, 네오리움 공화국의 국민투표에서 크로프트는 압도적 지지로 국가 지도자가 되었다. 국민들은 스스로 도덕적 기준에 따라 그를 선택했지만, 점차 그들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크로프트의 정권 하에서는 개인의 사소한 실수조차 "공동체를 위협하는 도덕적 배신"으로 간주되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도덕성 점수가 매겨졌고, 이웃 간의 감시는 제도화되었다. 가족들조차 서로를 의심하며 불안 속에서 살아갔다.

4. 후회와 각성
몇 년이 지나자, 국민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크로프트는 국민투표를 통해 선출된 합법적인 지도자였기에, 누구도 그를 비난하거나 막을 수 없었다. 도덕적 기준이 민주주의의 다양성과 자유를 억누르는 도구가 되었음을 인지한 국민들은 후회로 가득 찼다.

에필로그
2050년, 네오리움 공화국은 크로프트 체제의 붕괴 후 재건되었다. 사람들은 다시 민주주의와 다양성의 가치를 되찾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잃어버린 것은 너무나 컸다. 한 역사가의 글이 그 시대를 요약했다.
“도덕은 민주주의의 빛이 될 수도, 쇠사슬이 될 수도 있다. 과거를 기억하라. 우리는 결코 도덕의 이름으로 자유를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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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과 고통의 순환을 넘어 작은 행복을 찾다

준혁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단조로운 일상에 지쳐 있던 어느 날, 우연히 동료의 추천으로 암호화폐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요즘 코인으로 돈 버는 사람들 많다던데, 나도 좀 알아봐야겠어.”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첫 투자에서 예상치 못한 수익을 얻으면서 그의 삶은 새로운 활력으로 가득 찼다.


첫 쾌락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차트를 처음 본 날, 그는 무언가 비밀스러운 세상에 초대된 것 같았다. 숫자가 오르고 내리는 그래프는 단순한 통계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 담긴 돈의 흐름은 매혹적이었다. 그는 모든 돈을 걸지 않았다. 처음엔 용돈 정도로 작은 금액을 투자했다. 그리고 그 돈이 몇 배로 불어나는 걸 확인했을 때, 그는 자신이 천재가 된 것처럼 느꼈다.

“이거다! 이게 내가 기다리던 거야.”

회사 일도 뒷전이 되었다. 퇴근 후 곧장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차트를 들여다보았다. 그래프의 상승은 그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주었다. 불과 몇 분 만에 늘어나는 숫자는 기존 월급으로는 느껴본 적 없는 쾌락이었다. 그는 더 많은 자금을 투자했고, 성공은 계속됐다.


그때 내가..

하지만 곧 준혁은 상승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어느 날, 그는 코인의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목격했다.
“지금 팔아야 하나? 아니야, 더 기다리면 다시 오를 거야.”
그러나 차트는 그의 기대를 비웃듯 끝없이 하락했다. 그는 손실을 감수하며 급히 팔았지만, 며칠 뒤 코인은 다시 폭등했다.

“그때 팔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의 머릿속에는 '그때'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맴돌았다. 매번 손해를 보거나 수익을 놓친 후에는 ‘그때 샀어야 했는데’, ‘그때 팔았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후회는 그의 평정을 앗아갔다.

그는 차트 앞에서 몇 시간을 보내며 자신이 놓친 기회를 되새겼다. 그런 날들이 쌓이자, 그는 점점 더 불안해졌다. '다음엔 꼭 맞춰야 한다'는 강박이 그를 지배했다.


더 큰 쾌락, 더 깊은 늪

첫 번째 큰 수익의 짜릿함은 점점 옅어져 갔다. 같은 금액을 벌어도 예전처럼 행복하지 않았다. 그는 점점 더 큰 쾌락을 갈망하게 되었다. 더 큰 수익, 더 큰 투자를 위해 점점 더 위험한 코인들에 손을 댔다. 단기 급등을 노리는 이른바 ‘잡코인’들에 투자하면서 그는 끝없는 흥분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의 내성은 강해졌고, 작은 수익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작은 손실에도 과도하게 반응하며 화를 내고, 큰 손실이 오면 패닉 상태에 빠졌다.

결국 그는 모든 재산을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예상치 못한 시장 변동으로 모든 것이 무너졌다.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그의 손가락은 떨렸고, 화면에 뜨는 ‘잔액 0원’이라는 숫자를 믿을 수 없었다.


상실의 날들

그날 이후, 준혁은 방에 틀어박혔다. 침대 위에서 스마트폰으로 여전히 차트를 확인했지만, 더 이상 투자할 돈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손에서 폰을 놓을 수 없었다.
“그때만 제대로 했더라면…”
과거에 대한 후회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밤마다 그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내가 바보였어. 멈췄어야 했는데.” 하지만 자책 뒤에 밀려오는 것은 끝없는 불안감과 우울감이었다. 더 이상 돈을 벌 가능성이 없다는 현실이 그를 짓눌렀다.

그의 몸은 점점 무거워졌고, 마음은 더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회사에서도 그는 무기력했다. 상사의 지시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고, 동료와의 대화에서도 짜증을 내기 일쑤였다. 몇 번의 경고 끝에 결국 그는 회사에서도 내몰렸다.


탈출하려는 몸부림

친구 민수는 준혁의 상태를 보고 손을 내밀었다.
“너 지금 이러다 정말 무너진다. 병원이라도 가보자.”

처음엔 거절했다. 스스로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면의 밤과 끝없는 자책 속에서 그는 민수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정신과 상담은 힘든 과정이었다. 상담사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무엇이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나요?”
그는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했다. 자신이 코인을 쫓다가 이렇게 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아주 작은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기, 매일 10분씩 산책하기, 그리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맛을 음미하기. 처음에는 아무것도 즐길 수 없었다. 산책길의 바람은 차갑기만 했고, 커피의 맛은 쓸 뿐이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자 그는 아주 미세한 변화를 느꼈다. 바람의 상쾌함, 커피의 따뜻함, 친구의 진심 어린 말들이 조금씩 그를 깨웠다.


다시 찾은 균형

몇 년이 흐른 뒤, 준혁은 코인 차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삶은 여전히 평범했지만, 그는 이제 작은 것에서 만족을 찾았다. 회사에서 받은 월급, 동료와의 점심 시간, 주말의 산책.

“그때는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민수와의 술자리에서 그는 말했다.
“쾌락 뒤에는 고통이 따라오더라. 그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어. 그런데 이제는 작은 즐거움이 더 좋다.”

민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 작은 즐거움이 진짜야. 결국, 삶은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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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은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맞으며 길 위에 서 있었다. 길은 끝없이 뻗어 있었고,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세상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오직 발걸음 소리만이 어둠 속에서 메아리쳤다. 그가 왜 이렇게 걷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신도 알지 못했다. 그저 한 걸음, 또 한 걸음 내딛을 뿐이었다.

"왜 계속 걷고 있는 거지?"
지훈은 속으로 자신에게 물었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고, 감정은 얽히기만 했다. 그는 그렇게 멈추지 않고 계속 걸었다. 발걸음이 조금씩 무겁게 느껴졌다. 이 길을 끝까지 걸으면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아무것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계속 나아가야만 했다. 그 길이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그가 멈춘다면 또다시 그 길을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너무 많은 것을 놓쳐버린 기분이었다. 지나온 시간들, 그가 외면한 순간들이 모두 그를 추격하는 듯했다.

그는 그런 생각을 떨쳐내려 애썼다. "그냥 걸어가자. 뭐라도 찾아야 해."

그때, 발 앞에 웅덩이가 나타났다. 작은 물웅덩이였지만, 그 안에 비친 지훈의 얼굴은 이질적이었다. 물속에 비친 그의 얼굴은 어두운 하늘 아래서 일그러져 있었고, 눈빛은 흐릿하고 텅 비어 있었다. 마치 자신이 아니었던 것처럼.

"이게 나야? 왜 이렇게 보이지?"
지훈은 잠시 멈춰서 웅덩이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 비친 얼굴을 보며 그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깊은 의문이 들었다. 그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렇게 텅 비었지?"
그의 목소리는 작고 떨렸다. 물속의 자신을 보며 그동안 놓쳐온 것들, 알지 못한 감정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도망친 거야. 다 놓쳐버리고, 그걸 잊으려고 계속 걸어온 거야."

지훈은 그 목소리가 자신에게 들린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서 들려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확실히 그의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그는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망친 건가?"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그동안 계속 걸어왔던 길은 진정 자신이 원했던 길일까? 아니면 두려움과 미련을 피하려고 달려온 길이었을까?

그의 손이 자연스럽게 웅덩이에 닿았다. 물은 차가운 느낌이었지만, 그 감각에 조금도 저항하지 않았다. 웅덩이에서 손을 뻗어 자신을 건드리며, 그는 물속에서 반사된 모습을 다시 한 번 들여다봤다. 이번에는 그가 잃어버린 것들이 떠올랐다. 지나친 시간들, 지나친 사람들, 감정들이 그를 떠밀고 있었다.

"그냥… 멈추면 안 될까?"
그는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멈추면 모든 것이 나아질까? 혹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릴까?

그는 물속에서 손을 떼며 고개를 들어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그때, 멀리서 한 줄기의 빛이 희미하게 반짝였다. 그 빛은 너무나 작은 점 같았지만, 그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강하게 다가왔다. 그 빛을 따라가면, 어쩌면 이 길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빛만 있으면 괜찮을 거야. 내가 잘못한 것들이 다 사라질 수도 있겠지."

그는 한 걸음씩 그 빛을 향해 나아갔다. 길은 여전히 끝이 없었지만, 그 빛이 그를 이끌어줄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그 빛을 바라보며 또 한 걸음 내디뎠다.

"그래, 나아가자. 어쩌면 이 빛을 따라가면 내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희미한 빛이 조금씩 커져갔다. 지훈은 그 빛을 향해 계속 걸었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멈추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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