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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은 30대 초반에 창업한 IT 스타트업을 수년 만에 업계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사람들은 그를 '살아있는 전설'이라 칭송하며 그의 성공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정작 재현은 그 누구보다 불안했다. 매출이 조금만 떨어져도 불안에 떨었고, 작은 손해라도 생기면 밤새 고민했다. 휴식은 사치로 여겨졌고, 돈을 쌓아가는 것만이 그의 삶의 목적이자 유일한 가치였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재현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친구들과 동료들은 그에게 여러 번 충고했다. "재현아, 그렇게 일만 하지 말고 가끔은 쉬어. 이번 주말에 우리랑 등산 가자, 네가 좋아하는 바비큐도 준비할 테니까." 동료인 준혁이 말했다. "회사가 잘 나가고 있잖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여유를 좀 가져."

그러나 재현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너희는 성공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거야. 나한테 집중하라고 한 거야? 아니면 내 사업을 망치려는 속셈이 있는 거야?" 친구들은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 그들은 재현의 고집과 스트레스가 불러온 냉담한 태도에 씁쓸함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재현의 몸은 점점 망가져 갔다. 수면 부족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그는 만성 위염과 두통에 시달렸고, 불면증은 점점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심장마비가 그를 덮쳤다. 응급실로 실려 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의사는 그에게 지금처럼 살다가는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병실에 누워있던 재현은 자신이 쌓아온 모든 돈과 성공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수백억 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 즐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병원에서 회복하는 동안 재현은 자신이 그동안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젊은 시절 그는 돈만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가족, 친구, 심지어 자신의 건강까지 희생했다. 그러나 막상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라보니 성공과 돈이 얼마나 허무한지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퇴원 후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우선, 자신의 자산 중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어린이 병원에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며, 소외된 이웃을 돕는 프로젝트에도 헌신했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기부금은 물론이고,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에도 자금을 지원했다. 그의 변화는 단지 기부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직접 공공의 일에 참여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 이제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도 열정을 쏟았다.

재현은 회사를 경영하는 태도 역시 완전히 바꾸었다. 이전처럼 작은 실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실패도 과정의 일부로 인정했다. 그는 팀원들에게 휴식을 장려하며, 회사를 떠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고 독려했다. 그리고 자신도 매주 일정 시간을 비워두고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거나 자연 속에서 명상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이해하지 못했다. "왜 갑자기 자선 활동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 거야?" "재현이 돈을 쉽게 쓰기 시작했다니, 그답지 않아." 예전과 달라진 그의 태도에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그러나 재현은 더 이상 그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진정한 성공은 더 이상 돈을 쌓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가치 있게 사용하는지에 달려 있었다.

그는 과거의 자신에게 돌아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이제는 걱정과 불안 대신, 타인에게 기쁨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새롭게 태어났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재현은 그 어떤 때보다 더 행복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정한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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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항상 실수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살아왔다. 초중고 시절 내내 반장과 회장을 도맡으며 성적 우수자로서 선생님과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입사한 대기업에서도 철저한 계획과 성실함으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녀의 완벽주의는 승진으로 이어졌고, 회사 내에서도 누구보다 빠르게 인정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자신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문제들이 점점 더 많이 찾아왔다.

결정적인 위기는 해외 파트너와의 중요한 협상 자리에서 발생했다. 이 프로젝트는 회사의 핵심 사업과 직결된 큰 계약으로, 성공 여부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었다. 수지는 완벽한 스크립트를 준비해 자신만만하게 발표를 시작했다. 하지만 협상 도중 파트너 측에서 갑작스럽게 예산 삭감과 일정 변경을 요청했고, 수지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맞춰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무리하게 기존의 계획을 고집하려 했다.

회의실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파트너 측은 불만을 표했고, 협상은 순식간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회사는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때, 선배인 정현이 나섰다. 그는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파트너와의 대화에서 핵심 쟁점을 파악해 협상의 방향을 재조정했다. 정현의 유연한 대처 덕분에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지만, 수지는 자신이 저지를 뻔한 실수의 심각성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

회의가 끝난 후, 수지는 죄책감에 휩싸여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때 정현이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수지, 실수할까 봐 너무 조심스러워하지 마. 실수를 피하려고만 하면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만들 수 있어. 중요한 건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거야. 완벽한 계획이라도 현실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거든.”

정현의 말은 수지의 마음에 깊이 박혔다. 그녀는 그동안 ‘실수하지 않는 것’이 곧 성공이라 믿으며, 철저한 준비와 완벽한 계획만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해 왔다. 그러나 오늘의 경험은 그녀에게 실수를 감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완벽주의는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었다.

며칠 후, 수지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도 해외 파트너와의 협상 자리였지만, 그녀는 이번에 다르게 준비했다. 완벽한 스크립트를 버리고, 핵심 키워드와 대안만 머릿속에 정리해 두었다.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대처해보자는 다짐과 함께 회의에 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날아들었을 때, 수지의 손은 잠시 떨렸고, 발음도 매끄럽지 않았다. 버벅거리며 단어를 몇 번이나 잘못 말했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자신의 의견을 진솔하게 피력하며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정현의 말처럼, 상황에 맞춰 자신을 열어두고 실수를 감수하는 태도를 배워가고 있었다.

회의가 끝난 후, 발표는 완벽하지 않았고 협상도 완전한 성공이라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팀원들은 그녀를 격려했다. “수지, 오늘 정말 많이 달라졌어. 상황에 잘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했어.” 정현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게 바로 진짜 실력이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게 성장의 과정이니까.”

수지는 그날 이후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실수를 받아들이는 용기를 배워갔다. 과거의 모범생 태도는 그녀를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었지만, 이제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더 큰 자신감을 얻고 있었다. 실수를 감수하는 용기야말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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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의 하루는 유튜브 영상과 함께 시작되고 끝났다. 그는 잠에서 깨자마자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유튜브를 켜고, 알람보다 더 자극적인 영상들을 시청했다. 처음에는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 봤지만, 이내 그를 사로잡은 건 "아무도 모르는 진실"이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영상들이었다. 기성 매체에서 다루지 않는 정보들이 주를 이루었고, 그는 점점 상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주제들에 깊이 빠져들었다.

지민은 회사에서든 친구 모임에서든 그가 얻은 새로운 정보를 나누고 싶어 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게 있어. 진짜 진실은 숨겨져 있는 법이지,"라며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갈 때, 그의 눈빛은 빛났다. 그러나 지민이 말할 때마다 사람들은 피곤한 기색을 보이거나, 대화를 얼른 마치려는 듯 급히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회사에서는 "지민 씨, 그만하고 일이나 좀 하자,"라는 핀잔을 들었고, 친구들은 "또 그런 얘기야?"라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민은 점점 현실의 대화에서 멀어졌다. 그가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은 온라인에 있었다. 유튜브의 댓글란에는 그가 보는 영상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곳에서 그는 "역시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어,"라며 안도감을 느꼈다. 누군가 그의 댓글에 "정말 맞는 말이에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라고 달아줄 때마다, 지민은 자신이 옳은 길을 걷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하지만 간혹 그를 의심의 그림자가 덮쳤다. 한밤중에 문득 "내가 정말 맞는 길을 가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면, 잠시 불안감이 밀려오곤 했다. 그런 순간에도 그는 곧바로 유튜브를 열어 댓글을 확인했다. 다른 사람들의 지지와 공감이 담긴 말들, "지민님 같은 사람들이 더 필요해요"라는 댓글은 그의 불안을 잠재우고 다시 한번 신념을 다지게 만들었다. 그들은 지민에게 확신을 주었고, 그로 인해 지민은 자신이 깨달은 진실을 더욱 굳게 믿었다.

그의 일상은 점점 단순해졌다. 아침부터 밤까지 영상 시청과 댓글 확인, 그리고 관련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으로 가득 찼다. 회사에서는 일을 놓치는 일이 잦아졌고, 동료들의 눈초리는 점점 차가워졌다. "지민 씨, 이러다 진짜 큰일 나요,"라는 상사의 말에도 그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가 자신을 억압하고, 진실을 알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로 느껴졌다. 결국 퇴사한 그는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유튜브에 쏟기 시작했다.

가족들과의 대화는 점점 더 어색해졌다. 지민이 식탁에 앉아 최근 본 영상 이야기를 꺼낼 때면, 가족들은 대개 그를 무시하거나 흘려듣기 일쑤였다. 동생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고, 어머니는 지민의 말을 듣다가 한숨을 쉬었다. "지민아, 그런 얘기 그만 좀 하고 밥이나 먹어." 그러나 지민은 대답 대신 슬그머니 휴대폰을 꺼내 다시 영상을 재생했다.

그의 삶은 점차 단절의 길로 접어들었다. 예전엔 주말마다 만났던 친구들과의 약속도 사라졌고, 현실에서의 대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만이 그의 유일한 소통이 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여전히 열띤 논쟁을 벌였고,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공유했다. 때로는 다른 의견을 비판하기도 하며, "이건 다 알고 보면 조작된 거야. 아직 모른다면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봐,"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는 어느 순간 자신의 지식이 오히려 현실과의 연결을 끊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는 유튜브로 돌아가 "정말 공감돼요. 저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어요"라는 댓글을 읽으며 다시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그는 온라인의 세계에서 점점 더 깊이 길을 잃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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