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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은 언제나 옳았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믿었다. 대학 시절부터 그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정 하나로 가득 찼다. 정의로운 사회, 모두가 평등한 기회, 약자를 돕는 구조. 그의 머릿속엔 이상적인 사회의 그림이 선명했다. 하지만 그 그림을 현실로 옮기는 방법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열정과 의지가 세상을 바꾸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졸업 후, 한결은 한 비영리 단체에 들어갔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기회를 얻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예산 부족은 늘 상존했고, 참여 기업들은 대부분 이미지 관리에만 관심이 있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한결은 답답함과 분노를 느꼈다. 그는 상사에게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타협만 하면, 진짜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상사는 한결의 열정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한결 씨, 우리도 그런 이상을 이루고 싶어요. 하지만 현실 속에서 자금을 끌어오지 못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한결은 이런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타협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동료들과 잦은 갈등을 겪다가 프로젝트 팀에서 물러났다.

한편, 같은 단체에서 일하던 준호는 한결과 정반대의 사람이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실의 구조와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다. 기업 후원이 필수적이었기에, 준호는 후원 기업들의 요구를 세심하게 반영했다. 때로는 기업의 홍보를 돕는 데 집중해야 했지만, 그는 그것을 현실적인 대가라고 여겼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아이들이 장학금을 받는 거야. 기업이 홍보를 원한다면 그걸 활용하면 되는 거지,” 준호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결과에 집중했다.

이러한 준호의 태도는 한결의 눈에 너무도 타협적으로 보였다. 어느 날, 한결은 준호를 찾아가 따져 물었다.
“그렇게 기업의 요구에 굴복하면 진짜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아. 넌 그들의 도구가 되는 거야.”

준호는 조용히 대답했다.
“한결, 네가 말하는 이상은 좋아. 하지만 그걸 현실에서 구현하려면 구조를 이해하고 활용해야 해. 이상만 붙잡고 있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두 사람의 대화는 평행선이었다. 결국 한결은 단체를 떠났고, 대중을 직접 설득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는 이상을 외치며 사람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강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실질적인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자금 부족과 낮은 참여율은 그의 활동을 점점 축소시켰다. 그는 점점 지쳐갔고,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왜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는 걸까?”

반면, 준호는 현실적인 접근으로 프로젝트를 점차 확장해갔다. 그는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장학금 규모를 늘렸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비판도 있었지만, 준호는 결과로 대답했다.

몇 년 후, 한결은 우연히 준호가 연 강연을 보게 되었다. 강연장에서 준호는 말했다.
“현실은 우리가 이상을 이루기 위해 싸워야 할 전쟁터입니다. 현실의 법칙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한결은 그 순간 준호의 말에 억눌렸던 감정을 느꼈다. 자신은 이상만을 붙잡고 있었지만, 준호는 현실 속에서 인과관계를 활용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한결은 비로소 자신이 붙잡고 있던 것이 얼마나 공허했는지 깨달았다.

그날 이후, 한결은 달라졌다. 이상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이 바꾸고자 하는 문제의 구조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는 이상과 현실을 조화롭게 다루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결은 이제 이렇게 말한다.
“꿈을 꾸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려면 현실의 법칙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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