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하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곳에서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 무언가를 배달하고, 장을 보고, 가게를 청소하는 사람들.
그들은 이 도시의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들의 발걸음에는 익숙함이 배어 있고, 눈빛엔 할 일이 남아 있다.
반면, 나는 이방인이다.
그들의 일상이 반복되는 그 풍경 속을 낯선 눈으로 지나간다.
커피잔을 닦는 카페 직원의 손끝,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의 뒷모습,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아이들.
그들에게 일상인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새롭고, 특별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인상깊다.
여기서 역설을 발견한다.
그들에게는 아무 일도 아닌 하루가, 내게는 오래 기억될 여행이 된다.
그들의 익숙한 삶이, 나에게는 감동이고, 발견이며, 경험이다.
그리고 나는 생각하게 된다.
내가 무심히 지나쳐온 나의 일상도,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여행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 하는 이 거리, 이 공기, 이 카페 구석자리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순간일 수 있다.
내 일상 속에 마주치는 여행객들의 표정에서 설레임을 본다.
일상과 여행, 그 경계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바라보는 태도에 달린 것 같다.
여행지에서 마주한 이들의 평범한 하루가 나에게 특별한 장면이 될 때 여행은 시작된다.
그리고 삶은 결국 매일의 반복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연습일지도 모른다.
이 글의 내용을 토대로 In the space between 이라는 곡을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 했습니다.
노래 좋아요!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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