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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과장은 오늘도 아침 일찍 출근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책상 위에는 해결해야 할 서류와 보고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컴퓨터를 켜고, 마감 기한이 임박한 프로젝트 파일을 열었다. 그의 손가락은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일에 몰두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내가 왜 인정받지 못하는 거지?” 승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성실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자신은 분명 회사에서 중요한 존재여야 했다. 하지만 주변 동료와 상사들은 그의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과장님, 이번 프로젝트는 다른 사람에게 맡겨보는 게 어떨까요?” 팀원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제안했지만, 승호는 그 말을 듣고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다 잘하고 있는데 왜 맡기라고?” 그는 속으로 반발하며 “그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너희가 모를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는 주변에서 그가 완벽주의자라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 완벽함은 곧 업무의 질을 높이는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이야. 인정받고 싶으니까.” 승호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래서 남에게 부탁할 수 없었다. 맡기면 다시 자신의 손으로 돌려받게 될 게 뻔했다.

며칠 전에도 위기의 신호는 있었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에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잠시 책상에 앉아 숨을 고르면서도, 그는 곧바로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만 끝내고 나면 좀 쉴 수 있겠지.” 그는 매번 그렇게 생각했지만, 끝나지 않는 업무는 그에게 쉼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결재가 미뤄진 보고서가 쌓이고, 이메일 알림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오후에 있었던 회의에서, 팀원 중 한 명이 서류를 작성했는데 승호의 눈에는 허점이 너무 많아 보였다. 결국 그는 “내가 다시 할게”라며 그 일을 맡았다. “이건 내가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쳤다.

그러나 주변 동료들은 승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과장님은 일이 많아서 힘들어 보이는데… 다른 분들에게 맡기면 더 나아질 것 같아요,”라는 소문이 사무실 구석구석에서 퍼졌다. 그러나 그들은 승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그저 자신이 여전히 잘하고 있다고 믿었다.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서류를 검토하던 승호는 갑자기 의자에서 쓰러졌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기에 그 누구도 그가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흐릿한 의식 속에서 어릴 적의 자신을 떠올렸다. 걱정 없고 자유로웠던 시절, 해 질 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뛰놀던 그때. 아무런 책임도 없었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승호는 그 시절의 자신이 한없이 그리웠다.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지?” 승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냥 여유롭게 살아도 괜찮은 거 아닐까?” 그때의 자신을 떠올리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언제부터 자신을 이렇게 몰아붙여야만 했던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시간의 아쉬움과 함께, 천천히 눈을 감았다.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삶은 이제서야 멈추게 되었다. 그가 가장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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