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와대. 이성호 대통령은 다시 한번 회의실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그가 내놓은 개혁안을 앞에 두고, 고위 공무원들의 시선은 차갑고, 표정은 어두웠다. 그들은 아무런 대답도, 반응도 없이 단지 침묵 속에서 그를 바라보았다. 이성호는 이제 그들의 눈빛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개혁안을 통해 우리는 공무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과도한 행정 절차를 단축하고, 민원 처리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이성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방 안을 메웠지만, 그 방의 공기는 너무나 차가웠다. 고위 공무원들의 눈빛에는 냉소가 담겨 있었다. 이성호는 그저 잠시 지나갈 '임시 대통령'일 뿐, 그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수십 년 동안 지켜온 존재들이다. 그들에게 대통령은 한순간의 변동일 뿐, 지속 가능한 권력은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시간을 끌면, 곧 이성호가 물러날 것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고 있었다.
기획과장 김재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대통령님, 이런 시스템 개혁은...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시스템과 너무 다릅니다. 이런 개혁안이 실제로 실행되면, 혼란만 일으킬 겁니다."
이성호는 의지를 다잡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지금처럼 민원 하나 처리하는 데 몇 주씩 걸리는 구조가 올바른 겁니까? 현장에 맞는 행정이 필요한 겁니다."
하지만 그의 말에 공무원들은 단지 무표정하게 고개를 돌리며, 그가 바라는 변화가 실현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첫 번째 시도 - 디지털화의 꿈
이성호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디지털 행정 시스템을 강화하는 법안을 국회에 발의하고, 이를 통해 모든 민원 처리를 AI와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보였지만, 그 개혁안이 추진되자마자, 고위 공무원들은 비밀리에 개혁의 흐름을 막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스템이 일부 지역에서는 효과를 보였지만, 그들의 내부에서 고의적으로 시스템 오류를 일으키거나, 데이터를 왜곡시키는 일이 반복되었다. "어차피 몇 년 뒤엔 대통령이 바뀔 것이다"라는 확신 속에서, 그들은 시스템을 흐지부지하게 만들었다. 개혁의 첫 번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성호는 고통스럽게 머리를 쥐었다. "다시 시작해야겠다."
두 번째 시도 - 젊은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
이성호는 좌절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젊은 공무원들을 모아서 개혁의 중심에 두기로 했다. 그는 젊은 공무원들에게 특별 승진 기회를 제공하며, 그들을 새로운 체제의 주체로 만들려고 했다.
"기득권층은 이미 이 시스템에서 변하지 않겠지만, 우리 세대가 승진하면 결국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김 사무관은 다시 한 번 제안했다.
하지만 젊은 공무원들이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나, 기득권층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했다. 그들은 여전히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었고, 개혁을 표면적으로만 따라가면서 실질적인 변화를 거부했다. 결국, 젊은 공무원들조차 기존 시스템에 순응하기 시작했고, 개혁의 의지는 점차 사라졌다.
"이제 정말 끝인가?" 이성호는 다시 한 번 좌절했다.
세 번째 시도 - 문화 혁신의 한계
이성호는 마지막 시도로 "문화 혁신"을 선택했다. 더 이상 구조적인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그는, 공무원들이 태업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들이 왜 태업을 할 수밖에 없는지, 그 심리적 원인을 풀어보자는 결단이었다.
"공무원들이 자부심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들이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면, 태업이 사라질 겁니다." 이성호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과 심리적 보상을 강화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하지만, 그들의 내부 문화는 너무나 뿌리 깊게 형성되어 있었고, 이성호의 시도는 다시 한 번 미미한 효과를 보였다.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결말 - 변화를 향한 지속적인 갈등
이성호 대통령은 결국 개혁을 포기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가 이끌었던 세 번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개혁의 이야기는 점차 사라졌다. 그는 한때 변화를 위한 열정을 불태웠던 그 목표가 이제 자신에게도 의미 없는 것이 되어버렸음을 깨달았다.
공무원 조직은 여전히 태업을 일삼고 있었다. 디지털화, 승진 기회, 그리고 문화 혁신. 어떤 시도도 기존의 권력 구조와 내부 문화, 고위 공무원들의 태도를 넘지 못했다. 이성호는 창밖을 한참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것 같군."
그는 무력감을 느끼며, 그 자리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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