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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는 40대 중반의 회사원이었다. 업무를 묵묵히 해내며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어릴 적 꿈꿨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현실에 밀려 점점 희미해졌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늦은 퇴근길, 정우는 작은 서점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서점 안에서는 한 노인이 열정적으로 강연을 하고 있었는데, 그의 눈빛은 빛나고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은 정우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나이 들어서 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아니,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정우는 그동안 미뤄왔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늦었다고 생각하며 변명만 해왔지만,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달력을 펼쳐 목표를 세웠다. 11월 30일까지 단편 소설을 완성하고, 매일 저녁 1시간씩 글을 쓰기로 했다. 또한, 아침에는 10분간 손글씨로 생각을 정리하며 글감을 모으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처음에는 노트북 앞에 앉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글을 쓰기 시작할 때면 망설임이 앞섰지만, 막상 글을 시작하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다. 그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즉시 노트에 메모하고, 일상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주변을 관찰했다.
 
어느 날, 정우는 다시 그 서점을 찾았다. 마침 그 노인은 또다시 강연을 하고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노인의 열정은 여전히 뜨거웠다. 그 순간, 정우는 노인의 삶이 결코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꾸준히 이어온 노력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역시 이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11월 30일, 정우는 드디어 단편 소설을 완성했다. 그 글은 결코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시작의 의미가 컸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지만, 정우는 여전히 어떤 방향으로 걸어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아니, 더 이상 그는 고민하지 않았다. '이제 다음 작품을 쓰면 돼. 그저 묵묵히 나의 이야기를 써나가면 돼.' 이제 글쓰기는 그의 일상이 되었다.
 
그날 밤, 정우는 노트북을 덮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방 안을 비추며 조용한 밤의 고요함 속에서 새로운 결심이 떠올랐다. 그는 다시 노트북을 열었다. 이 글의 끝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정우는 그 끝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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