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철은 마흔셋, IT 기업에서 십여 년을 일하며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최근 회사는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직원 감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여러 업무를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의 손이 덜 필요하게 된 것이다. 민철은 밤마다 불안했다. '내 자리가 없어지면 어쩌지?' '이 나이에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을까?' 걱정은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그런 생각은 일을 하는 중에도 떠나지 않았다.
어느 날, 회사는 결국 일부 직군의 대규모 감축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대상에 민철의 부서도 포함됐다. 민철은 그날 오후 회의실에서 받은 통보를 읽으며 한동안 말을 잃었다. 몇 달 전만 해도 한창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는데, 이제 그의 자리조차 위태로워지다니.
해고 통보를 받은 그날 밤, 민철은 자신의 걱정이 현실이 된 것에 절망했다. 인공지능은 빠르게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었고, 기술의 발전 속도는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불안에만 휩싸여 있었다는 사실이 더 괴로웠다. 그는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민철은 대형 서점에서 한 세미나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 "인공지능 시대의 직업 재편: 앞으로의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의 강연이었다. 그동안 불안 속에 빠져 있던 그는 무심코 발걸음을 멈췄다. 그저 지나치려던 찰나, 세미나 연사로 나선 한 사람의 이름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몇 년 전, 회사에서 민철과 함께 일했던 선배였다. 그 선배는 이미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공부하고 다른 기업으로 이직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민철은, 강연 도중 그의 선배가 했던 말을 듣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인공지능과 경쟁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는 있습니다.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행동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깨닫고 나서야 진짜 길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민철은 깨달았다. 자신은 그저 불안을 느끼는 데 그쳤을 뿐, 실제로 그 변화에 대비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인공지능이 자신의 자리를 빼앗아갈까 두려워만 했지, 정작 인공지능을 배워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날 이후, 민철은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온라인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관련 강의를 신청하고, 관련 서적을 구입했다. 처음에는 낯선 용어들과 개념에 혼란스러웠지만, 그는 서서히 인공지능을 다루는 방법을 익혀갔다. 이전보다 더 바쁘게 시간을 쪼개가며 노력한 끝에, 그는 관련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었다.
몇 달 후, 민철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제안했고, 그 아이디어는 회사 내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기존의 단순한 업무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관리자로 새롭게 자리 잡게 되었다.
민철은 자신의 변화를 돌아보며 깨달았다. 불안과 걱정은 변화 앞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그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결국 자신의 행동에 달려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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