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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은 어릴 때부터 솔직함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부모님이 늘 진솔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셨고, 수연은 그 가르침을 따라 솔직하게 살아왔다.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현했고, 누군가 거짓말을 하거나 상황을 둘러대는 것을 참지 못했다. 그만큼 자신에게는 솔직함이 자부심이자 정체성이었다.

20대와 30대 초반까지는 주변에서 "조금만 부드럽게 말해보면 어때?"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그녀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자신처럼 솔직하지 못해 불편해한다고 여겼고, 이를 고쳐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솔직함은 언제나 옳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4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사람들의 태도는 변해갔다. 이제는 누구도 그녀에게 "부드럽게 말하라"고 충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조용히, 천천히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모임에서는 그녀를 빼놓고 일정을 잡는 일이 잦아졌고, 직장에서도 동료들이 대화 중에 자연스레 그녀를 제외했다. 일상적인 회의에서도 동료들이 무심히 그녀를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수연은 그 변화를 온전히 느끼지 못했다. 누군가 불편해한다는 피드백조차 들리지 않았다.

퇴근 후 혼자 집에 돌아온 밤, 수연은 가끔 와인 한 잔을 따랐다. 마른 입술을 적시는 차가운 와인에 쓴웃음을 지으며, 문득 이유 모를 눈물이 흐를 때가 있었다. 분명 오늘도 진실된 하루를 보냈건만, 왜인지 알 수 없는 울컥하는 감정이 밀려왔다. 그녀는 그저 피곤해서일 거라며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그렇게 수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더 고립되어 갔다. 솔직함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 속에, 그녀는 점차 혼자 남겨지고 있었다. 누구도 그녀에게 무언가를 말해주지 않았고, 그녀는 그저 조용히 자신이 만들어낸 고독 속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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