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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는 어릴 적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다. 다만, 세상이 말하는 “성공한 작가”란 당장 출판 계약을 맺고 독자에게 책을 파는 이들뿐이라는 생각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래서 승우는 하루하루를 출판사에 보낼 원고를 준비하는 데에만 집중하며 글을 써왔다. 그는 매일 퇴고를 반복하고, 자신을 평가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 정도면 출판사에서 괜찮게 봐줄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승우는 늘 긴장했고, 글은 더 이상 써지지 않았다. 기대와 부담이 승우를 조여왔다.

어느 날, 평소에 존경하던 선배 작가를 우연히 만나게 된 승우는 그의 조언을 듣게 된다.

“승우야, 출판 계약을 맺고 책을 내는 게 목표라면, 거기에만 매달리기보다 일단 글 쓰는 걸 일상으로 만들어 봐. 출판사나 독자가 아닌 네 자신에게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보는 거야.”

이 말을 들은 승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매일 글을 쓰는 체계를 만들어라…’ 그는 처음에는 이 조언이 이해되지 않았다. 자신은 “출판”이라는 목표를 위해 글을 써왔고, 그것이 곧 작가로 가는 길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매일 자신을 평가하며 글이 막히는 상황을 반복해 오던 그는 이 조언에 마음이 조금씩 흔들렸다.

결국 승우는 마음을 고쳐먹고 ‘출판’이란 목표를 뒤로한 채, 단지 글을 쓰기 위한 체계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신만의 작은 블로그를 개설하고 하루에 세 문단씩만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 특별한 주제 없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풀어내며 자유롭게 글을 써나갔다. 매일 짧은 글을 올리면서 그는 글쓰기가 익숙해지고, 표현도 자유로워지는 걸 느꼈다. 글이 점차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글은 더 깊어지고, 그의 표현력도 늘어갔다.

시간이 흘러 블로그는 작은 팬층을 형성하게 되었고, 어느 날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의 글을 보고 출판 제안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출판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일상 속에서 체계를 만들고 글쓰기에 몰입했던 과정이 오히려 자신을 성공으로 이끈 셈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느꼈다. 작가는 목표를 쫓는 사람이 아니라 체계를 통해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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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는 금요일 저녁, 오랜만에 친구들과 술자리에 나갔다. 자리의 분위기는 언제나 그랬듯이 시시껄렁한 농담과 시답지 않은 이야기로 채워졌다. 연예인 소식, 회사 생활, 주말 계획이 오갔고,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 대화가 한참 진행되던 중, 한 친구가 준호를 향해 농담을 던졌다.

"야, 넌 진짜 늘 똑같다. 주말엔 뭐 하냐고 물어도 늘 똑같은 답만 하고. 너 인생에 무슨 재미가 있냐?"

그 말은 가벼운 농담이었지만, 준호의 가슴 속에 작은 불씨처럼 불편함이 자리 잡았다. 그는 그저 웃어넘겼지만, 그 말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친구들과의 자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는 신발을 대충 벗어 던지며 분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똑같다니… 그게 대체 무슨 뜻이야?" 준호는 거실을 오가며 스스로에게 말을 걸었다. "나도 다들 하는 만큼은 하고 살고 있는데,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야?" 분노와 억울함이 섞인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친구의 농담 하나가 그의 일상을 흔들어 놓은 셈이었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거실을 서성이던 준호는 문득 책장 쪽을 바라봤다. 몇 년 전 사놓고 읽지 않았던 책들이 줄지어 꽂혀 있었고, 그 중 한 권이 살짝 삐져나와 있었다. 준호는 무심코 그 책을 뽑아 들었다. 그 순간, 갑자기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몇 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기 직전의 일이었다. 그녀는 이별을 앞두고 준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준호야, 나는 내가 함께 있는 사람이 멋지다고 느껴지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속엔 깊은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네가 싫은 게 아니야. 단지, 네가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랐어. 그래서… 넌 스스로에게도 그런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이었어."

그때 준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의 요구가 너무 높다고 생각했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존경이라니, 그런 게 왜 필요한 건데? 넌 그냥 너무 많은 걸 바라잖아!" 그렇게 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끝냈지만, 그 말은 마음 한 구석에 늘 남아 있었다.

준호는 손에 든 책을 천천히 펴고 읽기 시작했다. 그 책은 인간의 시간 사용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책은 사람의 시간이 생산, 유지, 여가의 세 영역으로 나뉘며, 오직 여가만이 자신이 진정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 구절을 읽는 순간, 준호는 그동안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써왔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TV와 인터넷, 가벼운 술자리로 흘려보낸 시간들이 눈앞을 스쳤다. 그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하루 24시간 중, 진정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8시간뿐이라는 것을.

그날 이후, 준호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했다. 자기 전에 책을 읽고, 하루를 돌아보며 짧은 글을 쓰는 습관을 들였다. 주말에도 무심코 TV를 켜는 대신, 도서관에 가서 강연을 듣거나 산책을 나가면서 시간을 보냈다. 8시간은 짧게 느껴졌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하루가, 그리고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몇 달이 지나고, 준호는 다시 친구들과 술자리에 나갔다. 여전히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농담이 오가던 중, 한 친구가 말했다.

"준호, 요즘 너 뭔가 달라진 것 같아. 예전엔 그냥 늘 똑같아 보였는데, 이제는 좀 더 활기차 보여."

그 말에 다른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준호를 바라봤다. 준호는 예전처럼 가볍게 웃어넘길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냥, 내가 그동안 시간을 어떻게 써왔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 예전엔 주말마다 무심코 흘려보냈는데, 이제는 좀 더 의미 있는 일에 시간을 쓰려고 하고 있어."

친구들은 그의 말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대단한데? 요즘 뭐에 빠진 거야?" 한 친구가 물었다.

준호는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사실, 특별한 건 없어. 그냥 하루에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거지."

술자리는 여전히 가벼운 분위기였지만, 준호의 마음속에는 전과 다른 뿌듯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같은 자리, 같은 사람들 속에서도 그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준호는 이제 단순히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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